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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박지원 前원내대표, 제 37차 비대위원회의 모두발언.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4. 12. 17.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대위원 제 37차 비대위원회의 모두발언 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대위원

 

1. 많은 분들이 성원 해 주시고, 염려해주신 덕분에 어제 북한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이미 밝힌 것처럼 원동연 아태부위원장과 약 95분간 대화를 했다. 제가 받은 느낌은 한 마디로 ‘북한의 대화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었다.

원 부위원장은 “내년 6.15남북정상회담 15주년을 계기로 남북화해협력의 틀을 다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이산가족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오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가 끝난다.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맞아 북한이 본격적으로 남한과 국제사회를 향해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막고 남북대화와 6자회담의 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먼저 대화여건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2. 박근혜 정권은 집권 2년차에 벌써 ‘정권말기증상’을 보이고 있다. 제가 지난 6월에 비선 인사개입의 실체로 지목했던 ‘만만회’가 최근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았다. ‘십상시’와 전직 비서관ㆍ행정관들이 서로 손가락질하며 책임을 미루는 동안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검찰은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

검찰수사를 받던 경찰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회유사실을 폭로하며 자살했고, “접촉한 사실도 없다”던 청와대의 발뺌은 “‘자백하면 기소 않겠다’고 회유했다”는 다른 경찰관의 증언으로 무색해졌다.

지난 6월에 이미 ‘문고리 3인방’의 한 명인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문건유출 경위서가 전달됐지만, 대통령에게는 보고조차 안 됐다고 한다. 심지어 제2부속비서관실에서는 작년 5월 ‘몰카 시계’까지 구입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무슨 ‘흥신소’인가. 연설 기록하는데 왜 몰카를 쓰는가. 대통령의 모든 말씀은 청와대에서 녹음을 한다. 저의 모든 경험을 동원해서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몰카 시계로 누구를 감시했는지, 그것을 알고 싶다.

청와대의 감찰기능이 완전히 붕괴됐고, 정상적인 청와대 비서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는데, 김기춘 비서실장은 대통령 치마폭에 숨어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대통령께서 결자해지하셔야 한다. 문제된 측근을 먼저 내쳐야 한다.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지시해서 권력암투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와 특검도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교체를 필두로 청와대와 내각을 전면개편해서 새 각오로 집권 3년차를 시작하셔야 한다. 그래야 ‘조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흔들리는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린다.

3. 저는 수많은 기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오늘 불과 20~30분 전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따라서 오늘로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첫 비대위 회의 때 저는 “풍우동주(風雨同舟), 바람과 비가 한 배를 탄 것처럼 우리가‘마지막 비대위’라는 각오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자”고 말씀드렸다.

제 스스로 비상한 각오로 임한 3개월이었다. 정부 여당의 실정은 가혹하게 비판했고, 민생과 서민을 위한 제안도 적극적으로 했다. 모두가 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불러 모으고자 한 것이었다. 또 공정한 당 운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다는 말씀도 드린다.

다행히 10%의 지지율에 머물던 우리 당의 지지도가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으로 20% 중반 선으로 상승한 것은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 되서 반드시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도 드린다.

비상대책위원회의 본연의 임무는 당무를 관리하면서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 것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후임 비대위원들께서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저는 이제 잠시 짐을 내려놓는다.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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