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이런 사람 - 7]
나무와도 말 통하는 사람
문재인의 양산 집 마당가에는 갖가지 나무며 꽃, 풀들이 어우러져 살았습니다.
풀은 꽃을 넘보지 않고 꽃은 풀을 곁에 두고 더욱 빛났습니다.
나무는 나무대로 풀과 꽃은 또 그들 나름대로 생명의 향기를 품었습니다.
그렇게 식물들의 한 살림이 그윽했습니다.
한데 유독 감나무 한 그루만이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감나무야말로 발갛게 익은 감으로 가을을 알리고
몇 개 남은 까치밥으로 겨울을 데우는 법인데 그 나무, 빈 가지만 허전했다지요.
식물 가꾸는데 일가견이 있는 정숙 씨가 정성껏 북을 돋우고 거름을 묻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잎만 무성한 채 내내 빈 가지였습니다.
키 큰 나무가 잎이 무성하면 아래에 있는 꽃이며 풀은
그늘에 가려 잘 자라지 못 하는 법, 정숙 씨의 애가 탔습니다.
어느 날 정숙 씨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습니다.
“나무를 베어야겠다.”
그리고 그 사실을 남편 문재인께 알렸습니다.
문재인은 한 해만 더 기다려 보자고 아내를 말렸습니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면 그때 베어도 늦지 않을 거라며 설득했습니다.
그 날 이후 문재인은 짬이 날 때마다 그 나무 아래 오래 머물곤 했습니다.
이듬해 가을 그 나무에 탐스런 감 몇 개가 열렸습니다.
“너랑 헤어지기 싫다. 힘내서 열매 맺어 봐.
안 그럼 넌 잘려. 저 아줌마 무섭거든. 한다면 한다고.
허우대는 멀쩡한 놈이 왜 이렇게 비리비리 하냐.
내년에도 널 보고 싶다. 네가 없어지면 얼마나 쓸쓸하겠어? 할 수 있지?”
문재인이 나무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을지도.
문재인은 평소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얘길 종종 합니다.
“식물들도 관심을 가져주고 자주 쓰다듬어주고
머라고 얘길 해주면 확실히 잘 자라요. 아, 이건 사실이에요. 진짜라니까.”
식물들하고도 말 통하는 사람,
문재인은 그런 사람.
※이 얘기는 문재인의 아내 김정숙 씨가 알려준 것입니다.
#광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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