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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이제 노무현을 떠나보낼 때다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2. 5. 24.

 

 

 

[한겨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어느덧 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에 우리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이명박 정권도 이제 임기의 종착역에 거의 다다랐다. 그 말로는 처참하다. 국정수행 업적과 도덕성 등 모든 면에서 최악의 정권이라는 평가에 여권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한다. 정권 핵심과 측근·친인척 비리의 악취는 이미 천하에 진동하고 있다. 이 속에서 국민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정치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궁지에 몰린 여당은 당명까지 바꿨고, 야권에서는 고인을 따르던 정치세력이 중추로 자리를 잡았다. 이른바 '친노의 부활'이다. 이런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뜨거운 상징으로 다시 떠올랐다.

노무현 정신으로 거론되는 소통과 참여, 탈권위, 지역균형발전, 지역주의 타파, 분배정의 등의 가치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오히려 그 정신의 진가는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정신이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 마주서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무엇보다 노무현이라는 세 글자는 기득권 체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의 정치 상황은 기득권 체제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3년 동안 노무현 정신의 계승과 발전을 외쳐온 사람들을 지배한 정서는 울분과 분노였다. 하지만 울분과 분노만을 앞세운 정치적 접근 방식에 한계가 있음은 지난 4·11 총선 결과가 잘 말해준다. 결국 정권을 심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야권이 현 정권보다 훨씬 나은 수권세력임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펼치는 일은 역설적으로 노무현에 대한 부정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박제화된 노무현, 신격화된 노무현, 미화 일변도의 노무현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노무현의 정신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허공에 매달린 기둥이 아닌 현실의 땅에 굳건히 뿌리박힌 주춧돌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솔직하고 겸허한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펼친 정책의 실패와 과오를 인정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변명이나 궤변으로 책임을 모면하려 해서도 안 된다. 과거의 성취와 한계를 분명히 인정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 이를 현실에서 입증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말을 남겼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야말로 올해 정치권의 향방,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키워드다. 하지만 시민의 각성과 자발적 정치 참여는 결코 당위적 주장이나 감성적 호소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야권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이제는 노무현을 떠나보낼 때다. 기존의 노무현을 넘어서는 새로운 노무현 정신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의 요체인지도 모른다. 고인이 모든 짐을 내려놓고 저세상에서 편히 쉬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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