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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정희 사퇴할지 계속갈지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만...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2. 12. 15.

이정희 사퇴할지 계속갈지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만...

공장에서 돌아온 나는 골방에 틀어 박혔다. 나는 낮에는 사법고시를 위한 공부를 하였고 저녁에는 학생운동에 대한 책들을 읽어 나갔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 놓고 민법과 형법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학생운동논쟁사를 비롯 역사, 철학, 소설 등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11월 경 선배로부터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 활동하지 않겠는가 하는 제안을 받았다. 나는 대학생 운동원으로 참여하였다. 선배로부터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대선참가단은 사전에 모여 집중적인 교양이 이루어졌다. 지지하는 사람은 김대중이었다. ‘민주대연합’이라는 명목 하에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었다. 

김대중 당선을 위해 뛰다 

학생운동은 김대중을 직접 언급하기보다 민주대연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민주 후보를 지지하고 선출해야 한다고 선전하였다. 결국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일반 학생들의 거부감이나, 학생회가 정치적으로 어느 일방의 편을 든다는 인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겉으로는 내용적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그러나 지역에 들어가 구체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때는 양상이 달랐다. 학생들은 자신이 김대중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원이지 대학생 참가단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운동권 대학생들이 김대중 후보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이른바 ‘색깔론’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었고, 대학생 참가단은 숫자도 많을 뿐 아니라 등록되지 않은 불법선거운동원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타선본과의 충돌이나 선관위와의 마찰이 발생할시 김대중 선본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원인 것처럼 행동하도록 하였다. 

나는 약 한 달 동안 서울의 성북 지역에 배치되어 선거 운동을 하였다. 추운 날씨에 골목골목을 누비며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집단적으로 선전전을 펼치기도 하고 맡은 구역의 집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호소하는 등 김대중 후보 당선을 위해 참으로 고생을 아끼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두 손 호호 불며 아침 일찍 나와 밤늦게까지 한 달 반 동안 매일 같이 선거운동원으로 뛰었던 것이다. 

김대중은 김영삼에게 패했다. 선거 직전 두 사람의 TV 연설이 뚜렷이 기억난다. 김영삼은 절박감에 상기된 얼굴로 호소를 하였다. 근소한 차로 밀리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되고 있었다. 김대중은 여유로운 이미지를 연출하려 애썼다. ‘색깔론’을 반박하는데 주력한 김대중은 평소의 딱딱한 ‘투사’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했다. 안정적 신뢰감으로 그 고비만 넘으면 당선이라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김영삼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끝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웃음지으며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전선전술... 민주대연합 

민주대연합으로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재야와 학생운동 즉 NL 운동권은 이때부터 독자 노선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1997년 김대중은 NL과의 연대보다는 JP와의 연대를 택했고, NL 운동권 역시 최초로 독자 노선을 걸어 PD계열의 구(舊)민중당 세력과 함께 독자 후보를 내고 대선을 완주하였다. 합법 정당 건설보다 ‘전민항쟁’ 노선을 고집하던 강성 NL 계열은 오히려 원론적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해 독자 노선보다는 김대중을 당선시키도록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대선 이후 NL 계열은 새로이 재편되었다. 독자 노선을 추구하던 일부는 오히려 김대중 정권에 직접 참여하였고, 다수의 일부는 전열을 정비해 독자적인 합법 정당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다. 2000년 6.15정상회담을 지나면서는 강성 NL도 독자적인 합법 정당 건설 운동에 합류하게 된다. 2002년 달라진 정세를 반영해 이른바 ‘민족민주운동’이 총결집하기로 결의한 “9월 테제 혹은 군자산의 약속”이라는 새로운 전략 방침이 나온 것이다. 

그것은 "3년의 전망, 10년의 계획"이라는 문건이었고 3년 안에 합법 정당을 건설하고 10년 안에 정권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2012년 '야권 연대'를 통한 '연립 정권'의 수립이 이미 그 안에 뚜렷한 목표로 제시되어 있었다. 

무려 20년이 지난 오늘... 18대 대선에서 통합민주당은 이정희를 대선 후보로 내 놓았다. 그리고 사퇴를 하니 마니 하고 있다. 박근혜 떨어트리려 나왔다고 공공연히 이야기 하는 이정희에게, 지지율 1%도 안되는 사람에게 대선 3자 토론의 전파를 할애하였고 국고보조금 27억도 지급이 되었다. 박근혜와 문재인이 오차 범위에서 다투는 초박빙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는 찰라, 1% 내외 이정희의 '몸값'은 최고가가 된다. 

이정희 사퇴하면... 통진당 부활 

지난 5월, 총선 부정 선거의 실체로 부터 불거진 통합진보당 사태를 통해 그들의 종북성을 국민들이 알아 버렸으니 야권 연대도 결국 파탄나고 문재인은 대톻고 그들에게 구애를 할 순 없는 노릇이 되었다. 남은 건 이정희, 통합진보당의 결단이다. 

그들의 사퇴는 사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1992년 '민주대연합'처럼 그리고 1987년의 '비판적 지지론'처럼 그들은 적당한 통일전선전술 대상을 설정, 그를 도우며 그를 이용할 포석을 놓게 된다. 이번에는 문재인이 되는 것이다. 문재인을 위해 아니 통일전선전술을 위해 그들은 기꺼이 사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독자 후보로 완주할 것이냐 아니면 이 국면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문재인을 밀어 줄 것이냐 지금 격렬한 내부 토론을 전개하고 잇을 것이다. 아니 이미 그에 대한 결정 및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선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어는 쪽이든 NL의 역량 강화를 위해 유용한 방향이 된다. 독자 후보로 가면 주체적 역량 강화요 후보 사퇴로 가면 통일전선전술의 조건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독자 정단 건설 운동의 성과가 최고점을 찍은 직후 곧바로 추락할대로 추락해버린 통진당은 전술적 후퇴를 하며 충분히 후자를 선택지로 택할 수 있다. 

그래서 승리하면 문재인은 줄창 엎드려 큰 절 하는 심정으로 그들을 배려하고 도우며 다시금 그들에 종속될 것이며, 그리하여 만일 패배한다면 그들은... 문재인이든 통진당이든, '친종북'과 종북 모두가 한꺼번에 침몰하는 것이다. 한꾸러미로 서로 끌어 안고 말이다. 어떤 결과일지 두고 볼 일이다. 

글/이종철 storyk 대표(http://www.story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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