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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거짓말 논란 대권 ‘아킬레스건’ 되나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2. 10. 21.

안철수 거짓말 논란 대권 ‘아킬레스건’ 되나
안철수=도덕성 이게 무너지면 끝
[1059호] 2012년 08월 29일 (수) 01:55:01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 인터넷 상에 ‘안철수 7대 거짓말’ 같은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안 원장이 뒤늦게 ‘룸살롱 공방’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짓말 논란’이 2012년 대선 정국의 중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세간에는 ‘안철수 7대 거짓말’ 같은 의혹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지금까지 나온 거짓말 논란을 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다. 안 원장측은 “제발 꺼리가 되는 것으로 검증을 해 달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연루돼 억울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다르다. 안 원장이 정치권의 꼬투리잡기식 검증 방식에 불만을 품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만 대응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거짓말 논란을 무시하고 있다가, 그동안 고이 간직해온 안 원장의 클린 이미지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거짓말 논란이 안철수 원장의 대권가도에 최대 ‘안킬레스건’이 될지 따져 보았다.

일반정치인의 기준으로 볼 때 안철수 원장이 룸살롱을 간 적이 있는지, 하다못해 술을 정말 안 마시는지는 전혀 중요한 얘깃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유력한 대권주자에게 얼마 남지 않은 대선 기간 동안 정책실천 능력 등에 관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그에게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는 수도권 중도층은 거짓말 공방에 대해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자’는 반응이 많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에 대해 “리얼미터에서 조사한 안철수 거짓말 공방 이후 그의 지지율은 이틀 연속 하락하긴 했지만 그 폭이 미미하고 근간을 이루는 수도권 중도층의 이탈이 별로 많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 공방이 안 원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불안요소를 잠복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론이 안 원장의 룸살롱 공방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여전히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거짓말 공방이 터질 경우 안 원장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의 한 정치학 대학교수는 이에 대해 “안철수 바람은 한국 정치사의 거대한 실험이다. 지금껏 무소속, 제3의 후보가 이렇게 오랫동안 탄탄한 여론 지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여론도 점점 안철수의 바람보다 그 정치적 실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안 원장은 대권도전 선언을 미루고 있다. 국민적 열망은 거의 극한에 왔지만 안 원장의 결심이 계속 미뤄지면서 양측 사이의 괴리감이 깊어지고 있다. 거짓말 공방은 이런 민감한 시기에 터진 것이다. 이를 잘 못 다룰 경우 안 원장의 지지는 한순간에 빠져버릴 수 있다. 국민들의 인내에 한계가 왔다는 것이 룸살롱 공방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이 이번 사건을 너무 자신들의 기분대로만 처리한 것 같다.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꺼리도 안 되는 수준으로 내쳐버린 것은 아닐까. 만약 안 원장이 대권도전에 실패한다면 그 1차적 근원은 룸살롱 공방에 이은 잇단 거짓말 논란에 대해 안일하고도 구태의연한 대응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 최태원 SK 회장.
새누리당의 한 소장파 재선 의원은 “안 원장에 대한 검증 소재는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즉, 브이소사이어티에서의 친 재벌적 행보나 2003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재판 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명 탄원서에 동참한 것, 안랩이 2000년 10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해 300억 원의 평가익을 얻을 당시 안 원장 부인과 동생이 이사와 감사로 재직 중이었고, 이들이 영향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은 모두 이성적 영역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맨 손으로 일궈낸 그의 성공 과정에서 생긴, 어찌 보면 사소한(한화 김승연 회장이 최근 거액 횡령혐의로 법정 구속된 사안과 비교해보더라도) 사업상의 ‘일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의혹과 검증은 앞으로 국민들이 얼마든지 용인해줄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7년 대선정국 내내 BBK 문제로 흔들렸지만 실제 대선 표심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은 전례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앞서의 재선 의원은 “국민들이 대권주자들에 대해 감정적인 영역에서 실망하거나 흔들리게 되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한다. 정치인들의 경우 ‘정무적’ 실수는 인정해 주지만 민감한 말실수로 국민감정을 자극한 경우 거의 예외 없이 민심의 단죄를 받아야 했다.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터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같은 것이 대표적 경우다. 최근 박근혜 전 위원장이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에게 ‘병 걸리셨어요?’라며 감정적 대응을 했다가 크게 곤욕을 치른 경우도 비슷한 예다.

앞서의 정치학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 정치가 역동적이고 변수가 많다는 것은 어찌 보면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국민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 미지근한 정책 이야기보다 지역감정 등의 자극적이고 감성적인 전략이 먹혀든다는 얘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좌익경력이 있는 장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누라를 버려야 하느냐’며 감정적 호소를 한 것이 오히려 동정여론을 확산시킨 것도 한국적인 감성정치의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안 원장의 최근 거짓말 공방도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말초적인 소재다. 문제는 국민들의 의혹이 안 원장의 도덕성과 관련지어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안 원장 측의 대응방식은 그것을 잘 추스르는 쪽이 아니라 불명확한 해명으로 오히려 여론의 감정을 더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다. ‘꺼리도 안 되는 걸 왜 자꾸 시비를 거느냐’는 식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대응방식에 대해 여론이 이번에는 참고 넘어가겠지만 또 다시 오만한 자세를 보일 경우 안 원장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안철수 대변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다분히 감정적이고 고압적인 대응방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유 대변인 입장에서야 말도 안 되는 기사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려니 충분히 기분이 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국회의원 후보자도 아니고 유력한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 상황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상 이미 정치인이고 대권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안철수 원장은 ‘꺼리’가 안 되는 검증공세라 할지라도 유권자들에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 국민여론은 ‘꺼리’가 안 되는 의혹 제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정치인으로서의 태도를 더욱 주시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소한 의혹도 소상하게 진정성 있게 해명한다면 국민들도 해프닝으로 치부하며 기분 좋게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안철수 룸살롱 출입 의혹 공방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바로 여기에서 안 원장이 직접 나서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상하게 해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는 룸살롱 출입 공방이 극한점에 가서야 자신이 직접 해명을 했다. 더 이상 룸살롱 논란을 방치할 경우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 ‘대변인’을 통한 기존의 해명방식을 뒤집고 서둘러 진화에 나선 셈이다.

  


 
안 원장은 “나는 1998년 이후 15년 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 다만 사업상 모임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술집에 갈 때 술을 마시지 않고 동석했던 적이 두 세 차례 있었다”면서 “1998년 이전에는 누차 밝힌 바와 같이 술을 마셨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몇 번 유흥주점에 가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란히 먹는 술집에 가보셨나요?”라는 질문에 “아뇨, 뭐가 단란한 거죠?”라고 대답해 국민들이 ‘혼란’을 겪은 것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를 한 셈이 됐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며 이상하게 돌아가자 안 원장이 자신이 직접 나선 것 같다. 사실 당 일부에서는 ‘박근혜보다 안철수가 더 불통인 것 같다’라는 말까지 나오더라. 왜 지금까지 직접 나서서 솔직하고 당당하게 해명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룸살롱 공방에 대해 직접 해명을 해서 그간의 의혹은 풀렸지만 ‘단란한 게 뭐죠’라며 룸살롱 자체를 가본 적이 없다는 뉘앙스의 대답과는 확연히 온도차가 느껴진다. 본인으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억울해 하겠지만 그동안 안 원장에 덧씌워진 신비주의적이고 엄숙한 도덕주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깨진 셈이다. 특히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자신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그가 대권도전에 그만큼 강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본다. 결국 그도 기존의 정치질서에 편입될 것이다. 이제부터 대권전쟁의 검증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박근혜 전 위원장이 ‘원칙’이라면 안철수 원장은 ‘도덕성’이다. 최근의 거짓말 논란이 그에게 심각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안철수=도덕성’이라는 가장 튼튼한 성이 무너질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권주자에 대한 검증은 이해당사자인 그들이 말도 안 되는 거라며 치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진실의 영역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설명해내는가에 달려 있다. 그게 어찌 보면 ‘안철수 힘’의 근원이 아닐까.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안철수 대형 X파일 터지나

여권, 사생활·가족·건강 ‘만지작’

안철수 원장에 대한 검증이 점차 그 강도를 더해가면서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충격적인 내용이 터질 것이라는 소문이 여의도에 파다하다. 안철수 X파일을 모으고 있는 새누리당의 전문팀이 최근 그의 도덕성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큰 건’을 잡았다는 얘기다. 최근 <신동아>에서 터뜨린 룸살롱 출입 논란도 새누리당이 입수한 첩보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파괴력이 있다는 것인데, 그 공개방법과 시기 등을 면밀하게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네거티브 전략에 오랫동안 관여해온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원장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적 공격 포인트는 그의 깨끗한 도덕성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권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면서 그의 사생활 관련 소문도 계속 나돌았다. 거기에는 민감한 이성문제와 가족관련 문제도 있는 것으로 안다. 만약 그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당연히 대권도전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밝히면서 “오래전에 접촉한 한 정보관계자로부터는 ‘안 원장은 건강 때문에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안 원장 측이 거듭 ‘한때 간 이상으로 고생했지만 술도 끊고 관리를 잘해 괜찮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강 문제도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다. 간 관련 병력은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피로가 누적되고 무리를 하면 손상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민감한 검증사안은 안 원장이 극도로 드러내기 꺼리는 소재라는 점에서 한번 터지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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