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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해찬-김한길, ‘정권교체’ 맞춤형 사령탑 누구?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2. 6. 9.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의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는 누가 ‘정권교체’의 맞춤형 사령탑인지에 대한 판단으로 요약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별 순회 경선에서는 ‘대세론’ ‘역대세론’이 관심의 초점이었다.

경선 초반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감이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해 판세의 흐름을 이끌었다면 중후반으로 갈수록 ‘문재인 대 비문재인’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차기 당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한 발 앞서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우려한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의 경계심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역별 경선 결과를 보면 손학규 김두관 정동영 정세균 등 당내 대선후보군 쪽에서 직간접적으로 이해찬 대표가 아닌 다른 카드를 선택했고, 자연스럽게 김한길 의원 쪽으로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월 20일 울산을 시작으로 5월 31일 전북 경선까지 지역별 순회경선을 마감한 결과 김한길 후보 2263표, 이해찬 후보 2053표 등 210표 차이로 김한길 후보가 중간 합계에서 앞서게 됐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참여한 이해찬 후보. ©사진출처-민주통합당

 

적어도 이해찬 대세론은 꺾어놓은 셈이다. 김한길 후보가 초반 분위기를 이끈 것은 분명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북 선거까지 결과는 전체 대의원 대비 42.2%에 불과하고 6월 9일 수도권 경선 등 남아 있는 대의원 투표 비율은 57.8%에 이른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투표에서 대의원 투표가 반영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당원 30%, 시민 40% 등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전체 투표를 기준으로 할 때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비 대의원 투표의 향방은 ‘모바일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후보나 이해찬 후보 모두 수도권 대의원 투표 공략에 공을 들이겠지만, 어쩌면 더 큰 비중이 당원과 시민의 모바일 투표가 될 것이란 얘기다. 당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큰 대의원에 비해 당원이나 시민참여인단 표심은 국민 여론에 보다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참여한 김한길 후보. ©사진출처-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을 주목하고 있는 야권 지지층의 핵심적인 관심사는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누가 적임자인지에 쏠려 있다. 주목할 부분은 수도권 대의원 투표는 6월 9일이지만 당원과 시민의 모바일투표는 6월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해찬 후보나 김한길 후보 모두 ‘세몰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해찬 후보는 ‘이-박 연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대의원 표심에서 손해를 봤지만, 당원과 시민들의 모바일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해찬 후보 쪽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쪽에서 지지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알렸고,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이해찬 문용식 우상호’ 후보 등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막판 세몰이에 힘을 쏟았다.

이해찬 후보는 새누리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는 자신이라면서 선명한 정체성과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해찬 후보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도 “이해찬이 당대표에 출마한 이유도 민주통합당을 민생정당, 정책정당, 대안정당으로 바로세우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함이다. 정권교체로 국민이 바라는 민주, 복지,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중대한 일을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한길 후보는 당초 열세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지역선거를 거듭할수록 지지세를 확인시켰고, 결국 이해찬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지역별 순회경선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김한길 후보의 선전을 놓고 특정주자의 지원설이 퍼져 나가면서 ‘이해찬 견제론’ 못지않게 ‘김한길 견제론’도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김한길 후보는 특정 대선후보의 지원설을 일축하면서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권교체의 적임은 이해찬 후보가 아닌 자신이라는 주장이다. 

김한길 후보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지역순회 경선의 초반에 있었던 대세론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대의원들은 공정하면서도 대선 승리를 가져올 능력을 지닌 당 대표를 원하고 있다”면서 “수권정당의 위상을 되찾는 민주통합당을 만들겠다. 모든 대선 예비주자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대선경선 관리를 통해서 민주당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겠다. 이 순간 정권교체가 최대의 시대정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후보와 이해찬 후보 모두 정권교체의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그 주장에 대한 1차적인 판단은 6월 5~6일 당원 및 시민참여인단의 모바일 경선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투표에서 70%가 반영되는 당원 및 시민참여인단 경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모바일 투표의 표심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6월 4일자에 민주통합당 당원·시민 선거인단 연령별 등록 결과 입수 사실을 전하면서 20~30대가 전체의 42.9%, 40대까지를 포함하면 71.6%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결국 20~40대의 모바일 투표 결과가 민주통합당 차기 대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운명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마지막에 누가 웃게 될까. 6월 9일(토요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은 2012 대선 구도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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