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꿈틀꿈틀, 득실은 누구에게


재외국민 대선 투표율이 71.2%에 달한데 이어 13일부터 14일 까지 이어지는 부재자투표도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특히 노량진 고시촌의 젊은 유권자들이 동작구청에 줄을 서서 투표하는 등 기존 부재자투표에서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치러지는 대선 투표율도 상승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2002년 노무현-이회창 후보 간 맞대결에서는 70.8%의 투표율이 나왔지만 지난 2007년 이명박 후보 독주구도의 경우 62.9% 투표율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보수 대 개혁진영이 총집결해 벌이는 대결인데다 판세가 양자 초박빙구도라 투표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11일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율 여론조사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4.1%차이만 보였다. 당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층이 67%였는데, 실제 투표율은 62.9%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이번 18대 대선에서는 투표하겠다는 응답층이 79.9%로 크게 늘었다. 4%p를 줄인다고 해도 75% 전후가 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여론조사 기관들이 ‘65~70% 사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소 차이가 있다. 투표 날 어떤 조사가 맞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투표율이 최소 17대 대선을 넘어 16대 대선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외국민 투표-부재자 투표로 이어지는 투표의 뜨거운 열기는 어떤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우세를 점치고 있다. 상대적 고령층의 경우 이미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왔기에, 투표율의 확장은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젊은 층 지지율이 좋은 문재인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는 것이다.

 

  


 
▲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가 실시된 13일 영종도 인천공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출국하는 여행자 등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3일 오후 논평에서 “노량진 고시촌 고시생들이 주로 투표를 하는 동작구청에서 부재자 투표를 위해서 끊임없이 줄을 선 모습이 하루 종일 연출됐다”며 “동작구청 공무원의 전언에 따르면 ‘부재자 투표를 위해서 구청에서 줄을 길게 서는 모습은 근무 이후 처음’ 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이것이 전국적 민심, 또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열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재외국민 투표의 높은 투표율에 이어, 부재자 투표의 열기가 바닥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12월 19일 선거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높은 부재자투표 열기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다만 13일 아침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바쁘시더라도 꼭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며 “투표를 하시는 모든 분들의 현명한 선택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한 바는 있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을수록 표의 결집력이 좋은 박근혜 후보가 더 우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갤럽은 14일 자체 개발한 선거예측 모델을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 대입한 결과 “(투표율이 높아질수록)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의 지지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은 “성별, 세대별 투표율과 세대별 인구, 무응답층의 투표율 등을 감안하고 2002년 대선 때의 투표율 70.8%를 적용한 판별 분석에서 박 후보 52.5%, 문 후보 45.8%로 나타났다”며 “6.7%p 차이는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차이 6.0%p보다 편차가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70%수준의 투표율이 나면 오히려 박근혜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에 대해 “여론조사는 투표율 100%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적극투표층의 경우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차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에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두 후보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홍 소장은 “지금 양 측에 숨은표도 많지 않은 것 같고 이제 관건은 2~30대의 투표율일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투표율 77%가 되면 말춤을 춘다 했는데, 77%가 되도 2~30대의 투표율이 높은 77%냐, 5~60대의 투표율이 높은 77%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젊은 층의 경우 조사를 해보면 5년 전보다는 투표율이 높을 것 같은데, 16대 대선 때 만큼은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 로켓 문제나 안기부 사건 등을 20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두고 세게 나오기 시작한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