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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전문가 #박지원 ] ‘호남 정치’ 복원과 박지원{박지원,문재인,이인영}

by 복지국가 대한민국 2015. 1. 16.

호남 정치’ 복원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후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는 박지원·문재인.이인영 후보로 압축됐다. 지역만으로 놓고 보면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 출신이 맞붙는다. 박지원과 문재인 둘만을 놓고 보면 각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 간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야구에서 ‘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이란 게 있다. 잘 던지는 투수들은 많은 데 비해 잘 치는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을 때 쓰는 말이다. 이런 야구 용어를 빌려서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말하자면 ‘여고야저’(與高野低)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숱한 위기가 있었으나 여당은 잘 헤쳐 온 데 비해, 숱한 기회가 있었으나 야당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아무래도 리더십 부재가 결정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야당은 ‘사분오열’(四分五裂)된 가운데 ‘지리멸렬’(支離滅裂)했다.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결국 어느 때부터인가 야당은 그 어디에서도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야당 속의 호남은 더욱 처참하다. 역시 야구 용어를 빌려서 한 마디로 야당의 현주소를 표현하면, ‘영고호저’(嶺高湖低)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영남과는 달리 호남에는 도무지 두드러진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대선 주자만 보더라도 문재인·안철수 등이 모두 저쪽 출신이다. 서울과 충청에는 박원순·안희정이 있다. 이에 비해 이쪽 출신으로는 김대중(DJ) 대통령 이후 그 누구 하나 거론조차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호남 정치의 복원’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또 호남 정치가 완전히 실종됐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이는 지역 정치인 스스로 공천에만 관심을 가진 가운데 ‘텃밭’에 안주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호남 정치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가장 많이 했던 이로 박주선 의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호남인이 지도부를 구성하거나 전면에 부상하면 전국 정당에 지장이 되고,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천박한 지역주의가 암덩어리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것이 그의 전언(傳言)이다. 이런 의식과 인식을 바꾸기 위해 그는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도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고 말았다.

 


 

 

 


‘범 친노’ 대 ‘비노·호남’ 대결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는 문재인·박지원·이인영 후보로 압축됐다. 지역만으로 놓고 보면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 출신이 맞붙는다. 문(文)과 박(朴) 둘만을 놓고 보면 각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 간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박지원 후보는 과연 호남의 마지막 주자로서 ‘호남 정치’ 복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초반 상황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 2강(文·朴) 1약(李)의 3파전으로 치러지는 것도 그에게는 좋은 선거 구도다. ‘친노’(친 노무현) 진영의 표심이 문재인과 이인영으로 갈라지면서 결국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 성향의 이 후보는 막판 불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상임고문 측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 고문은 ‘범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범 친노’의 분열과 함께 ‘비노’의 결집은 박지원 후보에게는 희소식 중의 희소식일 것이다.

‘비노’의 중심에는 호남이 있다. 무엇보다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호남 출신 대의원들이 많아 박 후보로서는 해 볼 만하다고 한다. 게다가 중요한 사실은 지금 ‘동교동계’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박지원 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DJ 서거 이후 ‘동교동계’가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정도다.

특히 권노갑 전 의원과의 관계 회복도 좋은 조짐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둘의 관계는 다소 소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권 전 의원은 이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이 아니면 호남 정치는 영원히 실종될지 모른다는, 그만큼 절박한 현실 인식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박주선 후보의 탈락까지 겹쳐 결국 호남 표는 박지원 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문 후보와 이 후보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 정도일 것이지만 이 후보는 끝까지 완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여러모로 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 박 후보에게는 ‘권력욕이 강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나선 것도 그런 비판을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권 교체를 위한 킹메이커



그는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를 위해 악역을 맡고 방패도 돼 줄 수 있는 나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이 됐든 다른 젊은 대선 주자가 됐든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적극적으로 밀어 주겠다면서 당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계파 투쟁으로 얼룩진 야당에서 통합을 내세운 그의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그에게 씌워진 ‘구시대 정치인’의 이미지는 적지 않은 부담일 게 분명하다. 칼에 비유하자면 ‘헌 칼’이라는 비판일 터인데 물론 칼도 칼 나름이어서 ‘조자룡의 헌 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다.

그가 당권을 잡으면 결국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그는 호남 출신의 대통령 후보가 없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한다. 친노계가 ‘꿩 먹고 알 먹고’ 해서는 안 되며 당 대표는 호남에서, 대통령은 다른 곳에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호남에 눈에 띄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의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물은 1∼2년 사이에 나오는 것 아니라는 점에서 그래도, 그래도 당대표로는 박지원밖에 없지 않느냐는 여론도 감지된다. 호남 정치의 미래 향방을 위해서는 그라도 앞장서야 할 판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현 정부를 향해 간혹 ‘쨉’을 날리고 더러는 ‘어퍼컷’을 날릴 수 있는 인물이 박지원 말고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박지원은 과연 보란 듯이 당 대표에 선출되어서 호남 정치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 그리하여 다시 한 번 정권 교체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8일,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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